역화 효과 - 죽어도 내 말이 맞다 우기는 사람의 심리

역화 효과(Backfire effect)의 정의

인간이 만약 완벽하게 합리적으로 사고하는 존재라면,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증명하는 반박 불가한 증거를 만나면 스스로의 생각을 수정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실제 현실에서는 이와 정확히 반대의 상황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인간이 자신의 생각을 반박하는 증거와 마주쳤을 때 이를 거부하고 오히려 원래 가지고 있던 생각을 더욱 굳건하게 하는 현상을 '역화 효과'라고 한다. 이것은 사람들의 생각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 그들이 틀렸음을 명백히 보여주는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주어 그들의 신념을 더 강력하게 지지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역화 효과의 예

역화효과는 2005년 다트머스 대학교의 정치학 연구팀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다. 이 실험에서는 정치 성향에 따라 그룹 지어진 실험 참가지들에게 사실과 다른 진술을 들려준 후, 신뢰할 수 있을만한 출처로부터 나온 정보로 잘못된 정보를 정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라크에 대량 살상 무기가 있다는 부시 전 대통령의 발언을 보여준 후, 곧바로 부시 전 대통령의 말에 증거가 없다는 보도로 앞 내용을 정정했다. 이때 진보 및 중도 성향의 참가자들은 정정 보도를 보고 대량 살상 무기 계획이 있다고 보는 경우가 줄어들었으나, 보수 성향의 참가자들의 경우 정정 보도를 보고 오히려 더 강하게 살상 무기 계획을 믿게 되는 경향을 보였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독감 백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백신의 필요성이나 안전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을 때 오히려 백신을 회피하는 정도가 증가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역화 효과는 정치적인 신념부터 개인적인 생각에까지 다양한 영역에 걸쳐서 인간에게 영향을 미친다. 

 

역화 효과가 발생하는 이유

인간은 자신의 신념이 틀렸다는 것을 의미하는 정보를 알게 되었을 때 위협을 느끼게 된다. 본능적으로 이 위협에 대해 두려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생긴다. 자신의 정체성이나 자아를 이루는 재료에 가까운 신념일수록 이 위협은 크게 느껴진다. 두려움에 휩싸인 인간은 결국 자신의 생각과 반대되는 정보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보지 않도고 거부하게 되거나, 그 정보의 가치를 평가 절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정보를 반박하기 위해 자신의 주장을 더 공고히 할 수 있는 근거들을 더 높게 평가하며 기존의 지식을 강화시키게 되는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역화 효과를 피하는 방법

만약 당신이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바꾸고 싶다면, 상대방의 생각이 얼마나 잘못되었는가와는 상관없이 그가 '잘못되었다'라고 강조하는 것이 효과가 없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확하고 확실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보다는 그 정보를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사람들이 위협을 느끼고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는 순간, 그들이 생각이 바꿀 가능성은 낮아진다.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 정보를 내면화하여 스스로 생각을 조율할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섬세하게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