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절약 편향의 정의
당신이 운전자라면 출근이나 약속 시간에 늦었을 때 마음 졸이며 액셀을 밟아 본 경험이 있을 수도 있다. 또 굳이 당신이 늦은 경우가 아니라도, 여행을 가거나 피곤한 퇴근길 집으로 돌아올 때 목적지에 빨리 도달하고 싶은 마음에 내비게이션에서 흘러나오는 속도위반 경고음에 간신히 속도를 맞추며 아슬아슬하게 운전을 할 때가 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 이미 높은 속도에서 속도를 더 높이는 것은 시간을 그리 많이 줄여주지는 못한다. 시간 절약 편향(Time-saving bias)은 인간이 속도를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킬 때 절약된 시간(이나 손실된 시간)을 잘못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좀 더 자세히 말해서, 빠른 속도에서 속도를 더 증가시킬 때 시간이 실제보다 더 많이 절약된다고 느끼는 반면 느린 속도에서 속도를 증가시킬 때 시간이 실제보다 더 적게 절약된다고 느끼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시간 절약 편향의 예
당신이 지금 출근을 한다고 가정해보자. 집에서 회사까지는 10km 거리이다.
상황A
당신이 10km/h로 집에서 회사까지 운전한다면 걸리는 시간은 60분이다. 만약 20km/h로 운전한다면 이 60분은 30분이 된다. 10km/h 만큼 더 빠르게 달린 결과 30분이 절약되었다.
상황 B
당신이 40km/h로 운전한다면 집에서 회사까지는 15분이 걸린다. 만약 10km/h 더 빠른 속도인 50km/h로 달린다면 12분 만에 회사에 도착할 수 있다. 10km/h 만큼 더 빠르게 달린 결과 3분이 절약되었다.
A와 B의 비교
이미 낮은 속도에서 10km/h를 높였을 때 30분이 절약된 반면, 상대적으로 높은 속도에서 10km/h를 높였을 때는 고작 3분의 시간을 단축했을 뿐이다. 만약 50km/h로 달리면서 속도위반을 하게 되었다면? 과태료 4만 원 기준으로 단순 계산해보자면 1분을 단축하기 위해 1만 3천 원의 대가를 지불한 셈이다. 금전적인 손실에 더해 높은 교통사고의 위험, 연료의 소비까지 더해진다.
관련 연구
실제로 독일의 한 연구진이 운전자가 평생 동안 이 잘못된 편향의 대가로 지불하게 되는 금액을 계산해 냈다. 시간 절약 편향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연료 소비 때문에 사람들은 적게는 $520에서 많게는 $1,560에 이르는 금전적인 손해를 보았다.
시간 절약 편향이 발생하는 이유
몇몇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관련되어 있는 데이터의 관계를 인식할 때 그것을 선형적으로 받아들이는데 익숙한 것으로 보인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어쩌면 위의 예를 읽으면서 상황 A와 B에서 증가시키는 속도의 비율이 다른 것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 속도의 증가폭이 동일하면 이야기가 달라질까? 상황 A에서 10km/h에서 20km/h로 두 배만큼 증가시켰으니, 40km/h에서 80km/h로 증가시켜보자. 몇 분이나 단축될까? 40km/h로 달릴 때 15분 걸렸던 거리는 80km/h 일 때 7분 30초가 된다. 7분 30초만 단축된 것으로, 상황 A의 30분 단축에는 전혀 미치지 못한다. 이렇게 선형적으로 관계를 인식하는 인간의 경향 때문에 잘못된 편향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간 절약 편향의 문제
이 편향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가치가 낮은 것을 위하여 더 많은 것을 희생하도록 만든다. 운전자가 아무런 소득도 없이 과속하며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위험에 처하게도 하고, 일반 회사에서도 생산성을 높이려는 관리자가 불필요한 노력을 하거나 원하는 결과와는 관련이 없는 계획을 세우게도 한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시간 절약 편향을 피하는 데에는 많은 경험, 나이, 교육 수준, 수학적 사고 등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시간 절약 편향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정확하게 계산을 해보고, 직관을 거슬러 실제 현실을 기억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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